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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문턱을 낮추다. 김해문화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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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문화도시에 미래를 묻다
세계문화도시들의 성공전략

지난 세기동안 서구와 한국의 도시들은 모더니즘 도시계획 큰 영향을 받아 왔으며, 이러한 도시계획은 문화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현대 한국의 대도시들은 사람이 주인이 아닌 아파트와 자동차 등 비핵심적인 요소들이 장소를 점유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했다. 비문화적인 도시활성화 전략은, 자동차 중심의 도로 확장과 함께 창조적인 커뮤니티의 상호작용을 방해했으며, 지역의 이야기와 역사성이 사상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자율성’과 ‘다양성’, ‘창의성’이 강조되는 현재의 문화기조와는 배치되는 것이다.

문화도시, 인간의 문화적 삶의 실현을 위한 조건

이런 측면에서 도시계획 뿐 아니라 도시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은 지역의 문화자원을 활용, 지역 자체를 브랜드화하여 문화 활성화 및 문화 격차를 해소하려는 목적을 토대로 기획되었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사회적 장소로서의 도시와 마을에서의 인간의 문화적 삶의 실현을 핵심가치로 보고, 살기 좋고, 지속가능한 사회와 환경을 만들어가려는 시도이다.

창조도시로 유명한 요코하마시 코가네쵸. 이곳은 한때 유명한 성매매 거리였던 곳을, 지역주민들과 요코하마시, 경찰 등이 손을 잡고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사례로 유명하다. 기존 열차가 다니던 철로 밑에 예술가들을 위한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주변의 성매매 점포들은 내부개조를 통해 예술가들을 위한 레지던스와 전시회 공간으로 탈바꿈시켰으며, 미술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더했다. 현재는 요코하마 비엔날레 등과 연계하여, 인구와 관광객도 많이 늘어나 유명세를 더하고 있다.

서구 역시 주민이 중심되는 문화도시 조성에 있어 중요한 것은 사람들을 위한 도시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일관성 있는 비전을 토대로 의견들의 통합, 실현 가능한 사용 계획 및 프로그램, 계획의 지속가능성 등 주요원칙만 잘 지켜도 문화도시 전략실행에 큰 문제가 없다. 문화도시는 그저 공간을 새롭게 만들어낸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문화 콘텐츠를 기반으로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잘 갖추어진 곳에서 탄생하는 것이다.

문화도시로 잘 알려진 밴쿠버에서도 그랜빌 아일랜드는 도심지의 쇠퇴를 극복하고 복합 문화산업공간으로 변화시킨 사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랜빌 아일랜드는 밴쿠버 시내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섬인데, 중공업의 쇠퇴로 인한 도심지의 쇠퇴를 극복하기 위해, 공장 부지를 복합문화 상업공간으로 변화시킨 사례이다. 공업지역을 재생시키기 위해, 공영시장(Public Market)과 같은 상업시설, 예술학교 등의 교육문화시설, 레스토랑, 영화관, 하우스 보트, 수변 산책로 및 간이공연장 등 다양한 시설들이 들어섰으며, 이벤트와 행사, 시장의 볼거리가 어우러진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이 같은 결과는 다양한 지역 내 주체들이 오랜 세월동안 합의를 통해 비전을 공유하고, 문화도시의 전략 실행을 위해 힘을 모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문화도시의 조성에 있어 특정한 계층으로서의 대상층이 아닌 보통 ‘사람’들의 존재감이 상실되지 않도록, 유의미한 존재로서의 인간과 그들이 거주하는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고 보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김해를 예로 들자면, 지역의 역사・문화・정체성에 대한 고려, 도시의 매력성・장소성・차별화된 도시 커뮤니티의 구현, 기존 장소에 대한 고려 및 장소활성화를 통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는 등 노력이 더해져야한다. 포르투갈 리스폰의 LX factory가 이러한 이야기를 잘 보존하고 활용한 경우인데, 19세기 지은 방직 공장지대의 건물들을 리모델링하여 산업유산을 도시재생의 근거로 삼았다. 현재는 클러스터내에 예술가들의 작업실, 쇼룸, 갤러리, 가구점, 카페, 레스토랑, 콘서트 홀 등이 모여 있어 많은 이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복합서점 (Ler Devagar)과 함께, 기존 건축물 활용한 호스텔 등이 주요한 방문 포인트가 되고 있으며, 주말이면, 다양한 공연도 열리는 지역의 핫플레이스가 되고 있는데, 이는 지역의 이야기를 간과하지 않고, 문화의 자산으로 활용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문화가 기반이 되는 창조적 문화도시에 더 관심을 두어야 할 부분은 도시의 역사와 이야기, 철학 등 도시가 가지고 있는 무형적인 ‘가치’라는 사실이다. 무조건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것보다, 사람이 중심이 되어, 산업과 예술적인 생태성, 문화가 기반이 되는 전통의 복원과 공동체성의 창출, 미학성의 추구 등을 강조하고, 이러한 부분들이 조화를 이루어야 유의미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병민
이병민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지리학과에서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정책개발팀장을 거치며 문화중심도시추진 기획을 맡았다. 현재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작성일. 2018. 01.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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