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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문턱을 낮추다. 김해문화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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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청년예술가, 실패를 무릅쓰고 함께 나아가기
마키마키 로스터스 MAKIMAKI ROASTERS

김해 구산동 한적한 골목, 이곳에 사람들이 모이고, 엮이며, 이어지는 조그만 공간이 있다. 바로 마키마키 로스터스(MAKIMAKI ROASTERS)다. 마키마키라니, 낯선 단어임에도 혀끝에 친숙하게 달라붙는 듯한 발음이 장소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것도 같다. 이곳은 커피 한잔을 나눌 수 있는 카페이자, 각종 문화예술 전시와 공연이 열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토요일 늦은 점심시간, 마키마키 로스터스를 방문해 공간에 스민 이야기를 찬찬히 들여다봤다.

연결되고 협력하며 소통하는 ‘소셜 플레이스’

마키마키 로스터스는 지난 2014년 6월 문을 연 카페이자 복합문화공간이다. 김해에서 나고 자라 대학교까지 나왔다는 김지원(33) 대표는 그것도 모자라 김해에 카페까지 차렸다. 사실 그의 본업은 바리스타가 아닌 디자이너다. 처음부터 카페를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는 그는 공감대가 맞는 사람들과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장소를 꿈꾸다가 마키마키 로스터스를 열기까지에 이르렀다. 마키마키 로스터스의 시작은 김지원 대표가 대학교를 졸업한 후,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나 세계 각지의 사람들과 만나 교류하던 무렵이었다. “그 당시에 좋은 사람을 정말 많이 만나면서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어요. 귀국이 가까워졌을 때쯤 외국 친구들과 한국에 돌아가면 뭘 할 거냐는 이야기를 하게 됐는데, 그때 농담 삼아 ‘마키마키’라는 이름으로 가게를 낸다고 했어요. 입고 있던 티셔츠에 적혀 있던 글자였죠.”

호주에서 귀국 후, 김지원 대표는 본격적으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는 소셜 플레이스(Social Place)를 꿈꾸기 시작했다. 그리고 크게는 김해 지역민 간의, 작게는 개인과 개인간의 연계망을 구축하기 위해 찾은 방편 중 하나가 바로 카페였다. “처음에는 간판도 달려 있지 않았고, 손님도 별로 없었어요. 사실 그래서 일반 카페와는 다르게 손님과 사장의 관계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으로서 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었죠. 손님과 얘기를 많이 하며 고민도 많이 나눴고, 함께 밥을 먹고 책을 읽거나 여행을 가기도 했어요. 이 장소에서 커플만 세 쌍이 생겼죠(웃음).”

그 과정에서 마키마키 로스터스는 김해 지역 청년예술가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함께 작업을 나눌 수 있는 문화예술 아지트로 자리 잡았다. 김지원 대표가 특히 중점적으로 시도하고자 하는 각기 다른 분야의 아티스트 간 협력과 공동작업을 기반으로 한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다. “디자이너는 디자이너끼리, 음악 하는 애들은 또 그들끼리, 이렇게 각자 친한 측면이 있어요. 제가 원하는건 시간을 두면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다 공연과 전시를 같이 하기도 하고, 음악 앨범 커버를 함께 작업하기도 하는 관계의 전환 같은 거예요.”

김지원 대표는 이러한 관계의 전환을 통해 김해 안에서의 예술적 가능성을 끊임없이 모색한다. 이유를 물어보니 그에 대한 답은 더할 것 없이 명료하다. “김해가 최고라 여기는 건 아니에요. 그렇지만 김해에 사는 이상, 이곳이 제일 살기 좋고 괜찮은 동네라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를 내가 사랑하는 게 가장 먼저, 그리고 그다음에 뭔가를 최선을 다해 시작할 수 있는 거잖아요.” 우리 삶터가 되는 김해에 애착을 가지기 시작하면, 그것으로 생긴 가치가 타인에게까지 번지며 영향을 미친다. 그의 철학이 반영된 이곳 마키마키 로스터스는 지역 청년들의 설 자리를 줄곧 고민해 온 이 시점에 있어, 가장 절실하고도 가까운 대답일 것이다.

지역 청년을 비추는 ‘내일’의 빛을 찾다

마키마키 로스터스는 지역 청년예술가가 스스로 찾아 동참하는 복합문화공간이자 신진 작가들의 실험 무대로서 운영되기도 한다. 때때로 약 132㎡의 카페 공간은 미술이나 사진 전시장, 공연 혹은 영화 상영 무대, 디자인 작업물 플리마켓 등으로 변모한다. 현재는 김해지역의 청년 시인인 차서영씨의 〈허공〉展이 카페 내 막바지 전시를 진행 중이다. 그는 이곳에 3년가량 들르면 친분을 쌓아온 단골손님 중 하나다.

“사실 전공을 그쪽으로 갖지 않으면 무언가를 창작함에 있어 주저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몇 년간 그분 글을 보다가, 어느 날 카페 내에 시 몇 편을 추려 전시해보지 않겠느냐고 제가 먼저 말씀드렸죠.” 김지원 대표의 기획 제의를 통해 차서영 시인은 마키마키 로스터스에서 그의 첫 번째 오프라인 개인전을 열게 됐다.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연애 소재를 중심으로 전시할 시를 선정했으며, 이에 걸맞게 ‘나에게 연애란’ 무엇인지 묻는 관객 참여형 전시 작업도 기획했다. “무엇보다도 작가들에게 경험할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해요. 그 결과물은 부차적인 이야기죠. 작가님께 한 명이라도 연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했다면 이 전시는 성공한 거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리고 저 자신이 내게 연애란 뭔지 고민했기 때문에 〈허공〉展은 성공한 전시지요(웃음).”

넌 해낼 수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피드백
그리고 열심히 하면
꼭 빛을 볼 수 있다는
진심 어린 지지와 응원이
우리 세대가 가장 절실하게
필요하고 바라는 것이죠

김지원 대표는 전시 외에도 지역 청년들과의 다양한 창의적 작업을 시도해왔다. “한번은 요리를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카페에서 팝업 테이블을 시도하기도 했어요. 함께 메뉴를 정하고 선주문을 받았죠. 그분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도 오셨는데, 정말 좋았어요. 그 이후 그 친구는 서울과 대구 등 여러 지역을 다니며 팝업 테이블을 계속 진행하고 있어요. 그런 걸 보면 저도 나름대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는 최근 김해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청년포럼과 지역인력 양성과정에도 참여하고 있다. 김지원 대표가 청년 지원에 있어 가장 강조하는 것은 다름 아닌 긍정적인 지지와 응원, 그리고 과정 중심의 기회 제공이다. 제도권 내 지원책이 보여주기식 행사에만 치중된 있는 현재, 지역 청년들이 실패를 무릅쓰고 꿈을 쫓을 수 있도록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넌 할 수 있다, 넘어져도 괜찮다, 이러한 긍정적인 피드백이 우리 세대에는 거의 듣기 힘든 말이 되어 버렸어요.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으니, 김해에선 안 될 것 같다며 좌절하고 서울에 올라가려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럴 땐 이를 악물고 좀 더 열심히 하려고 해요. 그럼 제가 그들에게 ‘너희가 열심히 하면 빛 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잖아요. 그리고 그렇게 해서도 빛을 못 본다면 제가 가서 빛을 비춰줄 수 있지 않을까요.”


우한가람 기획자

작성일. 2018. 01.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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